- 작성일 2024.11.07
- 작성자 고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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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의 지침이 되는 배움들을 얻었죠
얼마 전, '연애'와 '남매'를 키워드로 한 JTBC의 연애 프로그램이 가족 사이의 '단짠단짠' 케미스트리를 조명하며 화제성 1위 프로그램에 올랐다. 개성 가득한 남매들 가운데 이정섭 교우는 밝고 따뜻한 매력의 뇌섹남이자 특히 누나와 각별히 서로를 챙기는 '현실에 없는 유니콘 남매'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신 것, '유니콘 남매'의 비결이 있나요.
요새는 전보다 더 사이가 좋아진 것 같아요. 둘 다 조금 더 바빠졌거든요. 서로 바빠지니까 시간을 떼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챙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사실 작은 말 한마디죠. '밥 먹으면서 해', '배 고프면 뭐 해줄까?' 이런 작은 말들. 그런데 그 작은 말들이 큰 힘이 되더라고요. 누나가 지쳐 보일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해주고, 반대로 누나에게 제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제가 공간을 조금이라도 내주려 해요. 이런 작은 배려들이 쌓이면서 사이가 더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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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에 대한 첫인상, 기억나세요?
입학 면접을 보러 고려대에 왔을 때가 생생해요. 중앙광장을 지나 우당교양관으로 가는 길에서 이미 캠퍼스의 아름다움에 압도되었거든요.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죠. 고려대에 대한 제 첫 기억은 설렘 그 자체였습니다.
학교 생활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셨나요?
과 선후배들과 함께 밤새면서 스터디 했던 것들이 많이 기억에 남아요.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 삼삼오오 같이 모여서 스터디하고 토의하고, 저녁 먹고 다시 공부하고, 중간에 잠깐 놀기도 하며 밤을 꼬박 새우고 시험을 봤어요. 그렇게 함께 공부하고 A+를 받으면 기분이 정말 좋았죠.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나요?
재미있는 수업이 정말 많았거든요. 하나만 꼽자면 강재우 교수님의 '기계 학습' 수업이요. 우선 수업이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강재우 교수님의 딕션이 유니크하면서 우아하세요. 마치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스네이프 교수처럼 말씀하시죠. 그 스타일이 너무 독특하고 멋있어서, 저는 시험 준비를 할 때, 교수님 성대모사를 하면서 강의를 통째로 외우다시피 해서 공부했어요.
언젠가 그 성대 모사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수업 외 활동도 많이 하셨나요?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어요. 고려대에는 그만큼 기회도 많이 열려 있었고요. 웹 개발 동아리에서 실무적인 웹 개발 경험을 쌓았고, 스타트업과 블록체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서 ‘멋쟁이 사자처럼’, ‘파운더스 블록체인 해커톤’, ‘KAIST 몰입캠프’ 활동에도 참여했어요. 유혁 교수님 연구실에서 학부생 인턴을 하면서도 많이 배웠고, 에트리(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턴 등 외부 인턴 활동도 꽤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마다 정말 멋진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댄스 동아리를 했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맞아요, 1,2학년때 댄스 동아리 KUDT(Korea Univ. Dancing Team)에서 열심히 춤췄죠(웃음).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아르바이트가 아니었으면 고연전에서 양교 댄스 동아리가 함께 꾸미는 무대에도 참가했을 거예요. KUDT도, 정규 외국인학생 도우미 단체인 KUISA(Korea Univ. International Student Assistant)도 너무 즐겁고 보람찬 기억이에요.

KUISA 활동도 열심히 하셨군요.
저 KUISA 너무 좋아했어요. 운영진까지 했을 정도죠. 고연전 때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데리고, 안암동 상인분들이 후원해 주신 김밥과 음료수를 바리바리 싸들고 화정체육관에 올라가던 기억이 나네요. 응원 오리엔테이션을 함께하고, 또 농구 경기도 같이 보러 가고, 정말 즐거웠죠. KUISA 친구들이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케어하고 봉사하는 것을 좋아해서 모인 친구들이어서 다들 따뜻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고려대에서 ‘나만의 아지트’라고 할 만한 곳이 있다면요?
애기능캠퍼스에서 주로 수업을 들으니, 일과 중에는 하나 스퀘어나 과학도서관에서 주로 지냈어요. 대신 저녁 시간에는 꼭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으로 왔어요. 중앙광장 지하 열람실이 제 아지트였죠. 저녁 이후 학생들이 빠져나간 한적함을 즐기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어요. 특히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는 늘 갔던 것 같아요.
고려대에서의 시간이 정섭님에게 가르쳐 준 것은?
우선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의지를 배웠어요. 고려대에서 만난 사람들은 똑똑하기도 하지만, 의지가 굳고 인내하는 사람들이었어요. 특히 고려대가 종합대학교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기회도 얻었어요. 학과, 동아리, 인턴 등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도 키우고, 그때마다 다른 사람들과 협업을 하면서 팀워크의 중요성도 몸으로 배웠죠.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몰입하고 이 일에 빠져들어서 헤쳐가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도요. 정말 많죠?(웃음) 저는 고려대에서 제 삶의 지침이 되는 가치들을 배우고 익혔다고 확신해요.
'종합대학교'여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났다는 말이 흥미로워요.
저는 과학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이과적 성향이 강한, 저와 성향이 비슷한 또래들과 같이 지냈어요. 그런데 고려대는 종합대학이잖아요. 문과 쪽 친구들, 예체능을 전공한 친구들 등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같이 무엇인가를 함께 이뤄내는 활동을 하고, 그 안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들이 많았어요. 저는 그게 우리 고려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생 때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은 고려대가 대한민국 최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거기에 눈부신 단결력까지, 진짜 그건 두말하면 잔소리죠. 입실렌티나 고연전 같은 학교 행사도 그렇고 어디를 가나 저희 학교 학생들의 단결력이 진짜 으뜸이더라고요.
인공지능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 서울대학교 바이오인포매틱스 연구실 석박사 통합 과정에 있어요. 이쪽 길을 선택하면서 생각한 것은 사람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다른 연구들도 비슷하겠지만 이 분야 연구는 특히 좀 더 도전적인 과제들을 받아들이고 해결하기 위해 애써요. 인공지능을 최대한 잘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학문적 기여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바이오인포매틱스를 통해 산업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서 사람들의 삶에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어요. 예를 들어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 바이오인포매틱스로 개발 가능하거든요. 경제적 이유로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희귀병 분야는 대학과 같은 아카데믹 필드에서 연구를 해야 한다고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연구에 기여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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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멋있는 꿈 같아요.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피라미드를 보면 가장 상위에 있는 것이 자아 실현의 욕구잖아요. 니체도 행복에 대해 비슷하게 얘기했거든요. '인간은 뭔가 고단하고 어려운 일을 극복해 낼 때 본인의 생명력이 고양되었음을 느끼고, 그것에서 비롯되는 행복감이 있다'라고요. 저는 그걸 자아 실현의 성취라고 보고 있고 그래서 예전까지는 자아 실현의 성취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점점 제 주변도 살펴야겠다, 나아가 사회적인 기여도 중요하구나'하는 식으로 확장되더라고요. 고려대에서도 그런 것을 배운 것 같아요. 나뿐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를 생각하는 마음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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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려대의 선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선배님들은 이미 잘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웃음), 각자의 길을 걷고 있을 우리 후배들에게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그냥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냥 계속 하는 것', 사실 그건 저 스스로에게도 하고 싶은 얘기예요.
하나만 더, 고려대 입학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초청 메시지도 부탁드릴게요.
제가 사랑하는 고려대학교에는 정말 마음 따뜻하고 똑똑하고 훌륭한 친구, 선배님들이 정말 많습니다. 고려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가치와 만남들이 있어요. 여러분도 그러한 가치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고려대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