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나인 대표 선현우(불어불문학 99), 모두를 위한 한국어 선생님
  • 작성일 2024.09.06
  • 작성자 고대투데이
  • 조회수 26
KU PEOPLE
글로벌 한국어 학습 서비스
'톡투미 인 코리안'

(주)지나인 대표 선현우
(불어불문학 99)
모두를 위한
친절한 한국어 선생님

사무실 책상에 앉아 사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선현우 대표타고난 사람보다 노력으로 실력을 얻은 사람에게 배우라는 말이 있다. 처음부터 잘한 사람은 초심자의 고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 대상 온라인 한국어 학습 서비스 '톡투미 인 코리안'(Talk To Me In Korean)을 운영하는 (주)지나인의 대표, 선현우 교우는 다르다. 그는 언어에 대한 탁월한 재능을 지닌 동시에 수많은 언어 학습자들의 어려움을 헤아린다. 언어에 대한 진한 열정으로 한국어 학습 콘텐츠를 만드는 그를 만났다.

선현우 대표의 유튜브 채널 영상 썸네일

선현우 대표의 유튜브 채널 영상 썸네일

영어, 삶의 동력이 되다

지극히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선 교우는 언어에 대한 결핍을 파고든 순간, 독보적인 재능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 오신 원어민 선생님과 마주쳤는데 제가 한 마디도 못하더라고요. 충격을 받았어요. 이 일을 계기로 공부를 시작해 흥미가 붙었죠. 시중에 나온 영어 교재를 다 봤어요. 그러고는 전국에서 열리는 영어경시대회에 전부 참가했습니다. 고려대학교에는 영어 특수 재능 보유자 전형으로 들어갔어요."

글로벌한 우정이 만들어 낸 최고의 한국어 학습 서비스

영어를 정복했다는 성취감은 또 다른 관심사로 확장됐다. 그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비보잉'이었다. 캠퍼스 생활을 댄스 동아리 활동으로 가득 채웠다. "어느 날, 길을 걷다 비보잉을 연습하는 중고등학생들을 봤어요. 너무 멋있어 보여서 '나도 배우면 할 수 있냐'고 물어봤죠. 그렇게 시작해서 교내 스트릿댄스 동아리 KUDT 2기로 들어갔어요. 연습실에서 살면서 하루에 6시간 이상 비보잉을 했습니다."

캠퍼스의 춤꾼으로 활약하면서도 선 교우는 언어를 갈고 닦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다. 특히 90년대 후반 유입되기 시작한 국제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그의 특출난 영어 실력은 빛을 발했다. 단순 교류를 넘어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쉽게 가르쳐 주면서 그는 즐거움을 느꼈다. "외국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걸 깨달았어요.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친구들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미국 가수나 유명한 회사, 과자 이름을 모르니 당황스러웠죠. 반대로 그 친구들도 제게 한국에 대한 질문이 있다며 이것저것 물었어요. 식당에서는 어떻게 주문해야 하는지, 하숙집의 원리는 뭔지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들에 답하면서 더 많은 친구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물함 앞에서 초콜릿 우유를 마시는 모습"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깊이 파다 보면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보통 정해진 길을 따라 취업하게 되는데, 자기 관심사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관련 블로그를 개설하고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던 그는 몇 년간의 경험을 총동원해 온라인 한국어 학습 서비스 '톡투미 인 코리안'(이하 TTMIK)을 시작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EBS의 간판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사로도 활동했다. 영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한 그가 고심하며 만들었기에, TTMIK은 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강의와 풍부한 자료를 자랑한다. 과거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유창한 한국어를 선보였던 여러 외국인 출연진도 TTMIK의 교재를 통해 우리말을 배웠다.

"한국어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요.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에게는 몇천 시간 이상의 학습이 필요한 언어라 설명을 잘해 줘야 합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에 맞는 자료도 필요해요. 그래서 올해에는 고급자들도 꾸준히 학습할 수 있도록 수준별 읽기 앱 '티티믹 스토리즈'를 런칭했어요."

짧고 강렬한 콘텐츠가 시선을 사로잡는 디지털 환경에서 학습자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요즘의 과제다. "공부를 하려면 머리를 진짜로 써야 해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중독적인 숏폼 영상들과 싸워서 실제로 공부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죠.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데려오려고 해요."

외국어도 헬스장에서 운동하듯 꾸준히

기술 발전으로 언어의 장벽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언어를 배워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영어, 불어, 일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언어 학습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류 역사를 보면 언어를 배운다는 건 아주 자연스럽고 즐거운 행동인데 많이들 포기해요. 헬스장에서 운동하듯이 4-5년간 꾸준히 훈련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인생에서 '언어를 배워 놓을걸' 하고 후회하는 순간이 열 번은 올 거라 생각해요. 미리 해 놓는다면 전 세계 어디든지, 누구든지 만나러 갈 수 있을 거예요."

영어를 사랑하는 학생에서 전 세계인의 한국어 학습을 고민하는 CEO가 된 지금, 그는 후배들도 진로 선택의 과정에서 '좋아하는 것'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깊이 파다 보면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보통 정해진 길을 따라 취업하게 되는데, 뜻밖의 길이 열릴 수도 있으니 자기 관심사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언어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준다. 영어가 자신에게 그러했듯, 선 교우는 이제 한국어가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가져다주는 언어가 되기를 꿈꾼다. 한국어를 잘 배워 놓은 덕분에 삶이 잘 풀렸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그는 앞으로도 '모두의 친절한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TTMIK을 키워 나갈 예정이다.

선현우 대표 유튜브 쇼츠 영상링크 썸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