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기업 대표 양동수(법학 94), 경계에 서서 사회변혁을 이끌다
  • 작성일 2024.05.29
  • 작성자 고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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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 Future Makers
사회혁신기업 더함 대표
양동수
(법학 94)
경계에 서서
사회 변혁을 이끌다

페이지 명동 옥상에 앉아서 웃고 있는 양동수 대표

"사는 것(buying)이 아닌 사는 곳(living)으로."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위스테이'는 입주자들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주체가 되어 아파트 설계부터 커뮤니티 운영 전반을 이끌어 가는 '아파트형 마을 공동체'다. 주거 문화 혁신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이 프로젝트는 사회혁신기업 '더함'의 양동수 대표의 도전으로 시작됐다.

 

소셜 디벨로퍼로 불리는 양동수 대표를 만난 '페이지 명동'은 더함이 오래된 명동의 랜드마크 한국YWCA연합회관을 리모델링하여 탄생시킨 혁신적 도심형 커뮤니티 타운이다. 아름다운 명동성당이 보이는 '페이지 명동'에서 그는 오랫동안 품어 온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책을 보고 있는 양동수 대표

고독과 사유 사이를 유랑했던 20대 법학과 청년

다들 당연히 하는 일에 늘 "왜?"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품었던 그는 일찍부터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나아가는 청소년이었다. "막연히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3 때, 한국 사회에서 세상을 바꾸려면 법조인이 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들었어요. 그 말씀이 와닿아서 법학을 선택했습니다. 고대를 지원한 이유는 고대의 이미지 때문이에요. 저희 때만 해도 지방 학생들이 좀 더 많았거든요. 군인이신 아버지를 따라 다양한 지역을 다녔기에 고대가 주는 약간의 투박함과 정감, 그리고 여러 지방 출신의 친구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것에 대한 설렘이 있었죠."

막상 법대에 들어왔지만 고시 준비보다는 자신이 법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혼자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대운동장 가장자리에 앉아 있거나 중도관 서고에서 책 읽는 것도 좋아했고요. 글쎄요, 세상을 바꾸고 싶어 대학에 왔는데 내게 주어진 에너지와 시간과 공간이 작아 보여서 계속 혼자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공부하기도 싫었나보죠(웃음)."

페이지 명동 옥상에서 바라본 명동

페이지 명동

 

위스테이 전경위스테이 야간 전경

양동수 대표가 기획한 아파트형 마을공동체 '위스테이' 전경

 

로펌 변호사에서 공익 변호사를 거쳐 소셜 디벨로퍼로

사법고시 합격과 사법연수원 수료 후, 그는 일반 로펌의 기업법률 분야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로펌 2년 차 때 공익 변호사 제안을 받았어요. 갈 만한 연차도 아니었고 공익 활동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죠. 하지만, 좀 더 살아 숨쉬는 클라이언트를 변호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었고, 엉덩이가 무거워지기 전에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리와 비영리, 두 영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그는 '커뮤니티 구축'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사회적경제법센터 그리고 사회혁신기업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를 만나다 보니 공동체적 안전망에 대한 필요를 절실히 느꼈어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꿈에 대해 나누다가 직접 부동산을 개발해 보라는 의견을 들었죠. 잘 들여다보니 결국 법률적인 문제더군요. 개발과 운영, 소유의 구조를 바꾸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이지 명동, 위스테이 별내, 위스테이 지축 등의 프로젝트가 성공하며, 현재 그는 변호사 외에도 주택 사업가, 공간 기획자, 사회혁신기업 대표 등 다양한 직함을 달고 있다. 그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본받고 싶은,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요. 또, 저 역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 큰 부담이면서도 정말 큰 기쁨이죠."

진실한 공동체 안에서 내면의 기초를 세우는 연습

자신의 시대와는 다른 어려움과 도전을 겪는 후배 대학생들에게 그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했다.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고, 뜨거운 사랑을 하다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고. 이 모든 경험들이 정말 소중한 시절이거든요. 이 과정을 삭제하거나 생략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시간을 같이 걸어갈 수 있는 공동체를 찾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양 대표가 꿈꿔 온 사회 변혁의 물결은 그가 서 있는 변방의 작은 공동체에서 묵묵히, 세차게 흘러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