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전문화재단 김원일 이사장(산림자원학 93), 흰 벽돌 책의 숲에 담긴 문학애호가의 꿈
  • 작성일 2024.11.02
  • 작성자 고대투데이
  • 조회수 17
소전문화재단
김원일 이사장
(산림자원학 93)
흰 벽돌 책의 숲에 담긴
문학애호가의 꿈

책장에 책을 꽂는 김원일 이사장

'문학' 애호가라는 말은 클래식 애호가, 미술 애호가처럼 자주 쓰이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소전문화재단 김원일 이사장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에게 이보다 잘 어울리는 말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소전서림이 발간한 책에서는 그를 '문학독서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문학, 특히 예술로서의 문학을 사랑하는 김원일 이사장.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도서관 소전서림(素磚書林)은 그의 지극한 문학 사랑이 탄생시킨 공간이다.


소전서림 내부 열람 공간


소전서림 입구 외관

소전서림 입구

당신이 자라는 책의 숲, 소전서림

문학 전문 도서관을 표방하는 소전서림에는 문학서적을 중심으로 예술과 철학 등 인문학 도서 3만여 권이 마치 자작나무 숲처럼 빼곡한 책의 숲을 이룬다. 전문가와 북 큐레이터들이 언어별, 장르별 양서들을 고르고 골라 비치한 책들 사이를 거닐면, 흥미진진한 지적 탐험에 나선 듯한 설렘마저 느껴진다. 세계 고전의 원서와 희귀한 고서들을 만나는 기쁨은 덤이다.

소림서전은 유료 도서관으로 연회비를 내거나 당일 이용권을 구매해 이용한다. 1인용 서가에서 '행복한 고립'으로 들어가 온전히 독서에 몰두하며 휴식을 얻고, 혹은 전 세계 갤러리에서 출판한 도록들이 가득한 예담(藝談) 공간에서 마음 맞는 이들과 예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이렇게 유료로 운영되는 사립도서관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시도다.

“나무가 서로 얽혀 자라가는 숲과 같이 독서, 그리고 책을 중심으로 한 경험이 우리에게 쉼과 성장, 그리고 자신과 서로를 새롭게 하는 순환을 일으킨다고 믿는다.”

소전서림의 믿음처럼 이곳은 책을 벗과 스승으로 삼아 스스로를 채우는 성장의 공간을 지향한다. 책에 기댄 성찰과 성장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삶이 숲을 이루며 어우러지는 공간. 전문 북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새로운 독서가 선사하는 낯선 경험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 소전서림의 SNS 채널에는 북 큐레이터들이 제공하는 재치 있는 콘텐츠들이 올라온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독서의 즐거움'을 가장 잘 알고, 그 즐거움을 널리 알리고 싶어 하는 소전서림의 뜻을 잘 알 수 있다.

"고전문학은 세대와 시대를 넘어 우리 삶 가운데 호흡하면서,
인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끕니다.
고려대의 후배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전서림 내부 열람 공간

내부 열람 공간

두내원 모델을 내려다보는 김원일 이사장


두내원 모델을 소개하는 김원일 이사장

고려대의 후배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300권의 고전

소전서림을 운영하는 소전문화재단 김원일 이사장은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후, 수년간 여행과 책에 빠져 지냈다. "창업 후에는 일만 하며 달려왔었습니다. 사업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나서야,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유럽 여행을 가서도 중세 수도원의 도서관을 찾아다니는 자신을 보며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책과 독서임을 발견했다고 한다. "문학의 여러 기능이 있지만, 예술로서의 문학이 주는 위대한 감동을 제가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리고 2016년 인문학을 통해 인간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밝히고 싶은 소망으로 소전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책 읽기를 통해 사람들이 지극히 좋은 상태에 머물도록 돕는 것'을 재단의 목표로, '독서 장려'를 재단의 업으로 삼는다. 인문학과 문학을 통해 '인간다운 삶'에 대해 성찰과 자각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강연과 프로그램, 전시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는 중이다.

소전서림 외관 드로밍

소전서림 드로잉


소전서림 외관

소전서림 외관

또 하나의 숲_인문학 레지던시 두내원 프로젝트

김원일 이사장은 소전서림에 이어 강원도 홍천에 2026년 개관을 목표로 '두내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두내원'은 문학작가들이 숙식을 제공받으며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게 돕는 인문학 레지던시다.

“전 세계에 있는 레지던시들을 찾아가고 인터뷰도 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미술 분야의 레지던시는 많지만, 문학이 중심이 되는 레지던시는 많지 않더라고요. 기간도 2-3주에서, 길어야 3개월 정도로 짧고요. 저희는 입주 작가들이 기본 1년을 머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저희의 꿈은 향후에 고전이 될 수 있는 문학을 중심으로 후원하는 거예요. 이번에 노벨상을 받으신 한강 작가도 최근 대표작 2권을 쓰시는 데 7년이 걸렸거든요. 그처럼 예술가로서의 작가가 예술로서의 문학을 해서, 장편소설을 쓰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소전서림은 매달 2권씩 함께 읽을 '이달의 고전'을 선정한다. 2024년 11월의 추천 고전은 《돈키호테》와 《맥베스》. 짧은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소전서림과 함께 이 고전의 세계를 거닐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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