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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캠퍼스에서 펼쳐지는 한주간의 교양의 향연, 2016학년도 교양축제 (2)
  • 글쓴이 : 커뮤니케이션팀
  • 조회 : 2641
  • 일 자 : 2016-11-14


캠퍼스에서 펼쳐지는 한주간의 교양의 향연, 2016학년도 교양축제 개최
대학 강의 일반인 공개 대표 사례, 사진전·낭송 등 문화행사까지
 

 

 


고려대 기초교육원은 11월 7일(월)부터 11월 11일(금)까지 한 주간을 “교양축제”기간으로 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2016학년도 교양축제”는 기존의 Discover KU 특강(DKU특강)을 비롯해 사진전, 시·선·가(시와 선율이 있는 가을밤) 등으로 다양하게 이뤄졌다.


고려대 교양축제는 2013년부터 시행한 ‘오픈 캠퍼스 Discover KU’를 확장한 개념이다. Discover KU는 열린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대학교 내 강의를 중고교생 및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직접 체험 할 수 있게 한 것으로 2013년 당시 국내에서 처음 시도됐다.

 

올해 교양축제 테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우리들의 이야기(부제: 나+너=우리”)이며, 특히 DKU 특강은 이를 구체화하여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 그리고 공동체 의식”으로 주제를 선보였다. 갈수록 개인화ㆍ파편화되어 가는 우리 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존중과 협력, 더 나아가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과 실천 없이 더 이상의 건강하고 따뜻한 삶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 행사를 준비했다.

 

총 19개 핵심교양 강좌로 구성된 DKU특강은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 지식이 균형감 있게 조율된 고려대 기초교육원 ‘핵심교양’ 과목의 대표 강좌들이다. 그 중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4회 야간 강좌는 직접 듣기 어려웠던 고려대 명예교수들의 석학 강연으로 채워졌다.

 

 

 

2016 교양축제 강연하는 최용철 교수

2016 교양축제 강연하는 최용철 교수
2016 교양축제 강연하는 최용철 교수

 

 


기초교육원의 DKU, 그 두 번째 날인 11월 8일(화)에도 4개의 강연이 열렸다. 오후 12시 백주년 기념관에서는 생명과학대학 생명과학부의 이상호 교수가 ‘내 몸을 위한 줄기세포치료: 가능한가? 가공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상호 교수는 오늘의 주제를 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우리는 매일 세계 곳곳에서 어떤 약품의 개발에 성공했다, 어떤 질병의 치료법을 개발했다는 기사를 본다. 마치 질병이 사라진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세상이 정말 가능한 건지, 아니면 가공된 건지 알아보자는 의미에서 주제를 선정했다.”


줄기세포라는 개념이 아직 낯선 사람들을 위해, 이 교수는 줄기세포의 개념과 유형 등을 먼저 설명하고 임상시험 방향 등을 설명하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 교수는 강연 내내 계속해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비판적으로 보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줄기세포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줄기세포는 미래의 치료법이다. 연구가 시작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을 정도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여태까지 그렇게 많은 논문과 연구가 나왔음에도 그게 충분한 지,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적절할 지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라고 그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그 이유로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획득 과정에서의 어려움 ▷줄기 세포의 투여 방법이 확립되지 않음 ▷투여된 줄기세포가 재생 외에 다른 생물학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결론은, 아직 모든 줄기세포가 다 불안정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될 때까지 우리 스스로 몸에 있는 줄기세포 재생법을 잘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하루 7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 취하기 ▷제 4의 식사라는 생각으로 규칙적인 운동하기 ▷균형 있는 식이 영양소 섭취하기를 제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넓은 백주년기념관 강의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은 강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내용을 경청했다. 홈페이지에서 DKU의 소식을 듣고 강연에 참가하게 됐다고 밝힌 한 참관자는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강연을 듣고 지적인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수준 높은 강의였다고 말하며 강의실을 나섰다.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김선택 교수 강의

 

 


이어서 오후 두시, 삼성백주년기념관 원격회의실에서는 고려대 로스쿨 김선택 교수의 ‘공동체의식과 헌법적 가치’라는 주제의 강연이 열렸다.

 

김선택 교수는 강의의 시작과 함께 “한반도는 현재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상황에 처해있다.”며 “상당히 마음이 무겁고 혼란하지만 한 편으로는 앞으로 변하게 될 사회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서 ‘Quo Vadis? Venio Roman(우리의 로마는 어디인가?)’라는 유명한 문장을 인용하며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는 동명의 소설에서 유래된 말로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에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그는 “현 상황은 외면하고 뒤돌아설 일이 아니다. 우리는 무기력에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돌아가서 현 상황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칼 야스퍼스의 ‘역사의 기원과 목표’를 언급하며 인간의 도덕적 패러다임의 기원에 대해 얘기했다. 김 교수는 “야스퍼스의 책에서 이야기한 도덕적 패러다임, 즉 공동체 의식을 우리가 진정으로 지키고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지금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말했다.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처한 불행의 심각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로 그는 세월호 사태를 보았다. 그는 “세월호 사건은 우리의 취약한 공동체 정신마저 실종돼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헌법은 앞장서서 지켜야 할 사람들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로스쿨에서 수업하던 방식대로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마이크를 넘겨 함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들 그리고 김 교수가  함께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현재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공동체 의식의 개선 방안, 그에 필요한 제도적 개선, 그리고 앞으로 오게 될 헌법 개정에서 국민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선택 교수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지금의 헌법은 억지로 싸워오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뉴 소셜 컨트랙트(New social Contract)’, 즉 새로운 사회 계약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앞으로 여러분이 국가에 맞출게 아닌, 국가가 여러분에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훨씬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016 교양축제 황현산 명예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황현산 명예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황현산 명예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황현산 명예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황현산 명예교수 강의
2016 교양축제 황현산 명예교수 강의

 

 

오후 일곱시, 삼성백주년기념관 원격회의실에서는 문학 평론가이자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인 황현산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이번 강연은 ‘문학과 이데올로기 – 갱피 훑는 여자의 노래’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황현산 교수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정의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이데올로기를 어떤 것에 대한 이상적인 생각이라고 이야기하며 “우리는 늘 어떤 종류의 공부를 통해 현 시대와 앞으로 살아갈 시대에 대한 이데올로기에 관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성주 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 줄밥 내 따줄게 우리 부모 모셔다오’라는 노동요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노래에 나오는 여성에 대한 비극적인 사연에 관해 얘기했다. 그는 이 여성이 노래에서 절개를 버린 사람으로 나오지만 유교 이데올로기 하에서 그렇게 비춰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문학이 이렇게 어떤 이데올로기에 대해 밑바닥부터 검토하게 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춘향전에 관해 얘기했다. 옥중에서 춘향이 꿈을 은유적으로 해석해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고 체념할 때 지나가던 점쟁이는 그녀의 꿈을 환유적으로 해석해 오히려 춘향이 앞길이 잘 풀릴 것이라고 예언한다. 황현산 교수는 “이러한 장치는 슬프게 보일 춘향의 옥중 장면에 해학을 불어넣기 위해 넣은 것이었지만 다르게 해석해보면 세상을 은유적으로만 보던 사람들에게 다른 시야를 불어넣어준 감성의 혁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춘향전의 저자가 교훈을 주기위해 넣은 이몽룡의 시는 민주적인 교훈을 담고 있지만 점쟁이의 이 해석이야말로 당시 사람들의 삶에 윤리 도덕을 관철하고 변화시키며 근간을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춘향의 감옥에서의 장면이 이몽룡의 시보다 더욱 근본적인 이데올로기적 내용을 가진, 한 시대의 사상을 바꾸는 내용이다.”라고 했다.


황현산 교수는 문학이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기 위해 쓰이지만 동시에 의도치 않게 이데올로기를 허물기도 한다고 말하였다. 그는 우리 사회에도 이런 사례가 있다고 말하며 “사회에는 의식을 담당하는 부분과 무의식을 담당하는 부분이 있다. 무의식은 점쟁이가 꿈을 해석하는 것과 같은 부분이다. 이몽룡의 정치적 사상을 보이는 시조가 아닌, 흥을 돋기 위해 첨가한 점쟁이의 꿈 해석이 정치적으로 근본적인 변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러한 무의식을 담당하는 부분에서부터 문학의 숭고함이 나온다고 말한 황 교수는 “윤리가 내팽개쳤던 사람들을 위해 노래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문학의 문학다움이며 문학의 숭고함이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기사작성 : 학생홍보기자 최지영(미디어15, comma06@korea.ac.kr), 이정훈(산업경영공학13, 284764@korea.ac.kr),  원한솔(국어국문13, thskan112@korea.ac.kr)

사진촬영 : 학생사진기자 표기윤(건축사회환경12, spacepy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