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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바깥세상을 탐구하고 돌진하는 힘을 가지라" 이영일대표(컴퓨터학과93,컴투스창업자)
  • 글쓴이 : 고대TODAY
  • 조회 : 2960
  • 일 자 : 2018-04-26


Donor's interview
교과서 바깥세상을 탐구하고 돌진하는 힘을 가지라
- 이영일 '해긴' 대표(컴퓨터학과 93, 컴투스 창업자)

 


자연계 캠퍼스 노벨 프라이즈에서 남문까지 이어지는 원숭이 길을 오가며 꿈을 키웠던 청년 이영일.
컴투스라는 이름으로 한국 모바일 게임의 신화를 쓰고, 돌연 업계를 떠나 4년간 침묵하던 그가
지난해 게임개발사 ‘해긴’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지금의 정보대학 컴퓨터학과가 이과대학 전산학과로 존재하던 시절, 93학번으로 입학한 이영일 교우는 캠퍼스를 자유롭게 노닐며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탐험했다. 자신을 ‘로컬피플(Local people)’이라 표현하는 그가 재수 끝에 고대에 입학했을 때, 그는 지금의 아내 박지영 교우를 만났다. 그리고 1년 간 끈질기게 그녀를 따라다닌 끝에 연인 뿐만 아니라 평생의 동료이자 반려자를 얻었다. “시골에서 태어나 해외 유학도 안 가본 진짜배기 로컬피플이 고대에 들어섰죠. 1년 재수를 해서 전산학과에 입학했는데, 재수를 하지 않았거나 고대가 아니었다면 아내를 만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고대에 몸담으며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을 만난 거죠. 한편 재학시절, 저는 전공 책을 들여다보기보다 법학, 심리학, 철학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수업을 들었어요.


교양이 아닌 1학년 전공과목을 수강하니 학문의 핵심을 정리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제 전공과 다른 학문을 융합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타과 교수님들은 “전산학과가 여기 왜 있어?”하면서도 반겨 주셨지요. 전공인 전산학과 수업을 들을 때는 이과대 건물의 빈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수업을 들었습니다. 동기 40명이 20대 남짓한 컴퓨터를 나눠 쓰며 생활했던 제2공학관 건물이 아직 고대에 남아있어요. 물론 곧 사라질 예정이지만요.” 이영일 대표는 그 시절의 추억을 기억하며, 그간 정보통신대학 연구기금과 융합소프트웨어 전문대학원 발전기금 등 몇 차례나 기부를 이어왔다. 그리고 올해 1월, 제2정보관 건축을 위해 10억 원 기부를 약정했다. 자신이 학문 간 융합을 통해 세상 밖으로 관심을 돌렸던 것처럼, 후배들도 새로운 터전에서 자유롭게 꿈을 꾸고 시장을 개척하길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실패의 책임이 곧 그 자신의 몫은 아니다

외부 활동을 즐기던 청년 이영일은 당시 하이텔에 10만 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하드웨어 포럼을 만들고 운영했다. ‘이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낸 고대생은 삼성, LG 등 이사급 간부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평소 쉽게 만나지 못할 전문가들과 대면하며 그는 취업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길을 박지영 교우가 함께 했다. “몇 번의 처참한 실패를 맛봤어요. 처음 오백만 원씩 돈을 모아 컴퓨터를 샀는데 월세방에 도둑이 들어 그걸 다 집어갔지요. 평생 사업을 하며 세 번쯤 운 거 같은데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두 번째는 저희가 DDR컨트롤러를 개발할 때 즈음이었나. 1억7천만 원 정도를 재료비로 미리 정산했는데, 공장 사기를 당해 단 하나의 완제품도 얻지 못했습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빌린 2억 원 중 거의 대부분을 날렸던 거지요. 미리 주문 받은 컨트롤러만은 납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장 안에 남아있던 본드 드럼통 곁에 둘러앉아 사흘 밤낮 작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냈죠.”


그렇다. 이들이 애초 모바일 게임을 만들려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병역특례로 근무하던 그는 낮에는 근무를, 밤에는 박지영 대표가 도맡은 사업을 일으킬 대안을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병역특례 업체인 인포뱅크 박태형 대표가 그에게 2억 5천만 원을 투자한 것도 그에게는 ‘운’으로 다가왔다. 실패만을 거듭하던 그에게 찾아온 기회가 얼떨떨했지만 물러설 수 없었기에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 시기와 맞물려 기억해낸 것이 당시 한국에 강연을 왔던 모바일 인터넷 표준을 만든 phone.com 창업자의 말이었어요. 그는 한양대 공대 작은 강의실에서 ‘모바일로 모든 것을 하게 되는 시대가 올거다’라 선언했지만, IT업계는 모두 그 말을 믿지 않았지요. 저와 박지영 대표는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우리가 해 보자’며 남아 있던 3천만 원으로 야채가게를 빌려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사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 준 인포뱅크 박태형 대표에게도 빚을 갚을 수 있게 됐지요.”


이후 이영일 대표는 한국 최초 모바일게임을 런칭한 컴투스의 대주주이자 박지영 대표의 사업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해 일했다. 한편 수많은 사업가들을 만나며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 ‘진인사대천명’ 즉,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것’이 그의 좌우명. 최선을 다하면 꼭 하늘이 보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연한 기회로 성공을 맛보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일어서며, 함께하는 이로 인해 시너지를 얻는 것을 보며 깨달은 것은 ‘행운’의 자리가 있다는 것. 그렇기에 모든것이 본인의 덕이나 탓이라는 무게를 내려놓고 좀더 편한 마음으로 꿈을 이루길 바라고 있다.

 


▴이영일 대표가 재학시절 공부했던 공학별관. 

1971년 세워진 공학별관은 현재 제2공학관과 함꼐 철거에 들어가 사이언스파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후배들이여, 도전을 겁내지 말라

이영일 대표에게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더 넓은 세상을 보며, 움츠러들지 않는 자세를 갖추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변했지만, 요즘 대부분의 후배들은 너무 좁은 시야를 갖고 있어요. ‘좋은 인재 소개해줄 사람 없냐?’ 는 문의가 많은데, 대학 안에서 영어공부와 대기업 취업 준비만을 했던 친구는 소개할 데가 없지요. 반면 스타트업에 도전해 보고, 혹은 해외시장에 나가서 게임을 만들다 실패했던 경험 등이 있는 친구라면 그 어디라도 소개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융합시대, 컴퓨터가 사용되지 않는 분야는 없다며 의대, 법대, 예술 등 모든 학문과 결부되어야 하는 것이 컴퓨터라고 말한다. “여러 단과대와 융합하며 학과를 발전시키는 시도를 해 나간다면 고대에도 큰 변화가 찾아오리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2정보관 건축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습니다.” ‘해긴’ 대표로서 다시 본업의 자리로 귀향한 그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로 “행복을 찾는 방법과 성공의 의미를 깨달은 것”이다. 한사람을 위한 회사가 아니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회사’. 100가지를 성공시키려 몰두하기보다, 6~70%만이 성공하더라도 임직원 모두가 좀더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이영일 대표. 그가 이루어낼 새로운 변화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영일대표의 기부로 화제가 된 정보대학은?

정보대학은 기존의 정보통신대학, 사범대학 컴퓨터교육과 그리고 정보보호대학원을 통합하여, 2014년 새롭게 출범했다. 정보대학은 컴퓨터학과와 사이버국방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적 ‘impact’를 만드는 연구를 주도함과 동시에 정보대학 컴퓨터학과는 의과대학과 협력을 통한 바이오 빅데이터, 공과대학과 협력을 통한 스마트 자동차 연구등 타 학문 분야와의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가고 있다. 또한, 정보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BK21+사업, LINC+사업, SW중심대학사업, 정밀의료사업 등 대형 국책 연구사업 참여 확대로 양적 확장과 질적 확장을 이루어 내고 있다.

"세계 최고의 SW인재육성 학과로 거듭나겠습니다"

         정보대학장 이원규

“정보대학 컴퓨터학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양성과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분야 세계 5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개척하는 리더 양성을 위해 학생들의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우수교원을 적극 발굴하고자, 연구 인프라 조성에 힘을 모으고자 합니다. 그런 만큼 이영일 대표님의 기부는 고려대학교가 추구하는 진정한 인재상을 몸소 실천하시고, 후배들에게 길을 제시해주신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속의 정보대학으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신 이영일 대표님께 감사드리며, 제2정보관 건축을 위해 가치 있게 활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