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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심상희 교수팀, 민물장어 형광단백질로 세포의 ‘장편영화’ 촬영한다
  • 글쓴이 : 커뮤니케이션팀
  • 조회 : 1556
  • 일 자 : 2020-02-05


민물장어 형광단백질로 세포의 ‘장편영화’ 촬영한다 

심상희 교수팀, 기존 기술 보다 8배 더 오래 세포구조 관찰


 

 

심상희 교수팀 

▲ 왼쪽부터 이과대학 화학과 심상희 교수(교신저자), 권지웅 박사(제1 저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고려대 교수) 심상희 교수(고려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민물장어의 형광단백질로 살아있는 세포 내 구조를 8배 더 오래 관찰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법을 개발했다.

* 초해상도 형광 현미경: 바이러스나 단백질 크기의 미시세계를 볼 수 없는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한 현미경으로 형광 단백질의 상태를 조절하여 살아있는 세포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다.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개발에 기여한 세 명의 연구자들은 201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생체 기본단위인 세포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다양한 분자들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복잡계이다. 살아있는 세포 속 나노구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형광 단백질이 반복적으로 빛에 노출되면 형광이 사라지는 광표백 현상으로 인해 장시간 초해상도 촬영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형광단백질은 단백질 자체의 아미노산을 발광체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빛에 노출되면 단백질의 구조가 손상되며 형광발광이 사라진다. 기존 기술로 형광 동영상을 오랫동안 촬영하면 점차 형광신호 세기가 약해지다가 결국 사라지게 된다.


연구진은 민물장어에서 유래한 형광단백질인 우나지(Unag)가 내부 아미노산이 아닌 외부 대사물질인 빌리루빈을 발광체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장시간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법을 고안해냈다.

* 우나지(UnaG): 2013년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은 민물장어에서 형광단백질을 발견하여 UNaG라 명명하고 국제학술지 ‘셀(Cell)’에 보고했다. UNaG는 최초의 척추동물 유래 형광단백질이다.

* 빌리루빈: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치자색 색소.


우나지 단백질과 빌리루빈은 각각 떨어져 있을 때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는 물질이지만, 결합하면 밝은 녹색 형광을 내는 형광물질이 된다. 연구진은 우나지-빌리루빈 결합체에 청색광을 쪼이면 광표백에 의해 형광이 꺼지고, 이후 다시 빌리루빈을 처리하면 형광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규명했다. 청색광과 빌리루빈 용액을 이용해 형광 신호를 끄고(off) 켤(on) 수 있다는 의미다. 광표백 이후에도 우나지 단백질 자체에 구조적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빌리루빈 수용액 상에서 우나지 단백질은 손상된 빌리루빈과의 분리 및 새로운 빌리루빈과의 결합을 반복한다. 이 때문에 광표백-형광회복 과정이 순환되며 반복적으로 형광 스위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후 연구진은 우나지를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에 적용했다. 세포 내 구조에 우나지를 표지하고 청색광을 쪼여 형광을 끈 뒤, 빌리루빈과의 재결합을 통해 일부 우나지만 형광이 켜지도록 조절했다. 이를 통해 세포 속 분자들의 위치를 나노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측정하여, 점묘화 같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우나지는 기존 형광 단백질에 비해 크기가 절반 수준으로 분자들의 위치를 고밀도로 표지할 수 있어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레이저 세기와 용액 내 산소농도를 통해 형광이 꺼지고 회복하는 반응속도를 조절하는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형광 스위칭을 적절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관찰기법을 개발한 것으로, 살아있는 세포에서 광표백에 제한받지 않는 초고해상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는 의미가 있다. 기존 기술에 비해 약 8배 오래 세포를 관찰할 수 있어 세포 내부 구조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과대학 화학과 심상희 교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으로 살아있는 세포의 동영상을 촬영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던 광표백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이 향후 장시간 관찰이 필요한 생체 나노구조 파악 및 생명현상 연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 IF 11.880) 1월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 논문명 : Bright Ligand-activatable Fluorescent Protein for High-quality Multicolor Live-cell Super-resolutionMicroscopy (Nature Communications )
* 저자정보 : Jiwoong Kwon, Jong-Seok Park, Minsu Kang, Soobin Choi, Jumi Park, GyeongTae Kim, Changwook Lee, Sangwon Cha, Hyun-Woo Rhee and Sang-Hee Shim


연구내용



[ 그 림 설 명 ]

 

그림1
[그림 1] UnaG 형광단백질의 구조와 스위칭 반응
UnaG 단백질과 빌리루빈은 각각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나, 결합 후 밝은 녹색 형광을 내는 형광단백질이 된다(a). UnaG 형광단백질 수용액에 강한 청색광을 쪼여주면 형광이 꺼졌다가 빌리루빈 용액을 처리하면 형광이 되살아난다. 이러한 광표백-형광회복 사이클은 여러 번 반복될 수 있다(b).

 

그림2
[그림 2] UnaG 단백질의 광표백-형광회복 순환 사이클
UnaG 단백질에 청색광을 쪼이면 광산화를 통해 형광을 잃어버리는 광표백 반응이 일어난다. 산화된 빌리루빈은 UnaG와 결합이 약해져 단백질에서 빠져나오고, 빈 UnaG는 새로운 빌리루빈 분자와 결합하여 형광을 회복한다. 이러한 광표백-형광회복 반응은 빌리루빈이 용액 상에 존재하는 한 계속 반복된다.

 

그림3

[그림 3] UnaG 형광단백질로 획득한 세포 내 나노구조의 초고해상도 이미지
세포 내 소포체(왼쪽), 비멘틴섬유(가운데), 클라트린피복 소공(오른쪽)을 UnaG 형광단백질로 표지하여 얻은 초고해상도 이미지. 각 이미지 내 점선 좌측은 일반적인 회절한계 해상도의 이미지이며, 점선 우측은 초고해상도 이미지이다.

 

그림4

[그림 4] 살아있는 세포 내 소포체의 초고해상도 동영상
(a) 살아있는 세포 내 소포체를 UnaG 형광단백질로 표지하고 얻은 일반 해상도 이미지(점선 좌측)와 초고해상도 이미지(점선 우측). (b) 초당 1장씩 얻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로 이뤄진 동영상.

 

그림5
[그림 5] 살아있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2색 초고해상도 동영상
(a) 미토콘드리아 내막(적색)은 Mitotracker Red라는 형광물질로 표지하고, 미토콘드리아 매트릭스(녹색)는 UnaG 형광단백질로 표지한 살아있는 세포에서 획득한 2색 일반해상도 이미지(좌)와 초해상도 이미지(우). (b) 패널a의 노란 점선 박스 부분의 단일 미토콘드리아의 일반해상도 이미지(좌)와 초해상도 이미지(우). (c) 패널a의 파란 점선 박스의 동영상 시작 이미지(좌)와 5분 후 이미지(우). 미토콘드리아 분열(노란 화살표)과 융합(흰 화살표) 과정 동안 매트릭스가 사라지고 지질막으로만 이루어진 좁은 튜브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d) 패널 a의 하얀 점선 박스의 동영상 시작 이미지(좌)와 5분 후 이미지(우). 흰 화살표는 미토콘드리아 융합 과정을 표시한다.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smk920@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