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련 철폐' 외친 1971년 대학가 자료 박물관 소장
학생회 문건 등 70여 점 기증받아


▲ 1971년 3월 고려대 총학생회가 낸 '왜 군사교육은 철폐해야 되나'라는 제목의 성명서.
학생들은 이 성명에서 교련을 '현 정권이 장기독재 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규정했다.
1970년대 초 독재채제에 반대하며 학생운동의 한 획을 그은 '교련 철폐투쟁' 문건을 비롯해 당시 대학가의 저항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료가 고려대 박물관에 기증됐다.
교련 철폐투쟁이 한창이던 1971년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 학예부장이었던 최영주 전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심의실장이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성명서와 학회지, 사진 등 70점을 지난 3월 박물관에 기증했다.
1970~1971년 학생들이 철필로 직접 글씨를 쓰고서 이른바 '가리방'으로 불리는 등사판으로 인쇄한 문건은 상당수가 교련 철폐투쟁과 관련돼 있다.
교련 철폐투쟁은 1971년 1학기부터 박정희 정권이 대학에서 군사교육 과목인 교련을 강화하자 대학생들이 '학원 병영화 반대'를 기치로 그해 4월부터 10월까지 전국 규모의 저항에 나선 운동으로 이 기간 각 대학에서 교련 수강신청 거부 등 투쟁이 이어지고 거리 시위가 잇따랐다. 그해 10월 15일 서울 전역에 위수령이 내려졌고 군 병력을 캠퍼스에 투입돼 2천명 가까운 학생들을 연행됐다. 당시 100명이 넘는 학생이 구속과 제적, 강제 입영을 당했다.
고려대 박물관측은 "1970년대 학생운동 자료 가운데 관련자의 구술이나 당시 언론 보도 등이 아니라 학생운동 현장에서 제작된 자료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 시기 민주화운동사 연구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기증된 자료들에는 당시 대학생들은 단순히 '군사교육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련 강화를 장기집권 체제 구축의 사전 정지작업 차원으로 인식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 1970년대 초 대학가에서 만들어진 학생운동 관련 자료들
기증된 문건 중에는 고려대 뿐 아니라 서울대, 연세대 등 서울지역 대학 외에도 영ㆍ호남 까지 전국적으로 여러 대학들이 명시되어 있다.
자료를 기증한 최영주 씨는 "당시 이런 자료를 보관하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는 행위였다"며 "후배들과 친동생들의 집에 자료들이 흩어져 있던 덕분에 지금까지 고이 간직했지만 이제는 학생운동사를 연구하는 후배들을 위해 내놓게 됐다"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고려대 박물관은 자료를 전산화하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 뒤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사작성 : 홍보팀 서민경(smk920@korea.ac.kr)
사진촬영 : 홍보팀 김나윤(nayoonkim@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