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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미 FTA와 소프트웨어 산업
글쓴이 이대희 교수 [ admin ] 조회 5423 등록일 201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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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추가 협상 중인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저작권 침해에 대해 정부가 권리자의 청구(고소)와 관계없이 직권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적 조치가 범죄에 대한 심판을 요구하는 `기소`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저작권 침해죄를 비친고죄로 운영해야 하고, `수사`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친고죄로 운영해도 된다.

그런데 소프트웨어에서는 친고죄로 운영하는 것이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고 여러 이점을 가져다주므로 한ㆍ미 FTA에서 친고죄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의 친고죄에서 저작권자는 침해혐의자에 대해 장래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협의할 수 있다. 침해혐의자는 징역이나 벌금이라는 형사책임을 면하게 되고 저작권자는 침해의 중단과 함께 침해혐의자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얻게 되어 정품 소프트웨어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비친고죄가 적용되면 양자가 서로 협의할 기회도 없이 침해자는 처벌받게 된다. 일단 형사처벌을 받은 침해자가 침해한 소프트웨어를 장래에 구입할 의무도, 의사도 없어 정품시장 확대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문제는 또 있다. 현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저작권자가 기업을 상대로 정품을 사용토록 하고 종업원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비친고죄에서 기업은 침해억제력이 미약한 5000만원 미만의 벌금형만 부담하지만, 기업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종업원은 징역이나 벌금의 처벌을 받는 불합리한 결과도 발생한다.

현행 미국의 저작권 집행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에는 친고죄가 바람직하다. 미국의 형사적 제재는 기본적으로 1년 이하 징역ㆍ벌금형이며, 3년이나 5년 미만 등으로 가중되는 경우는 저작물의 복제, 배포, 전송에 한정되며 저작물의 가치가 높거나 복제를 많이 했거나 상습범인 경우에 한정된다.

한국은 복제, 배포, 전송 이외의 모든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ㆍ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형사적 제재가 주된 수단이 되고 있는 한국에서 향후 비친고죄에 의해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집행한다면 미국과 달리 상당수의 범죄자가 양산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 같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최소한 소프트웨어 저작권 분야에서만은 친고죄를 유지하는 것이 저작권자나 침해혐의자에게 유리하고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고소권자를 대신해 처벌해야 하는 국가와 법원의 부담도 줄어든다.

FTA 당사자인 미국도 친고죄로 운영하는 것이 권리자에게도 유리하므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사실상 협상이 타결된 지적재산권 집행에 관한 조약인 불법복제방지협정(ACTA)도 `수사`나 `법적 조치`를 모두 규정하고 있다.

친고죄로 집행하는 것이 한ㆍ미 FTA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국이 굳이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고 산업 발전에 역행하는 비친고죄로 이행할 필요가 없다.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매일경제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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